모르면서 왜 그럴까
비슷한 소재로 다른 주제의 글을 두 가지 정도 생각해둔 게 있지만, 이번에는 짧게 하나만 이야기하려 한다. 업계에서의 영단어 사용이다. 한국어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고 그 편이 더 의미가 명확한 대상을 굳이 영단어를 써서 지칭하는 경우들이 있다. 십중팔구는 뜻이 묘하게 틀린, 하지만 그 단어를 영어로 모르는 상태에서 한영사전을 찾아 보고 말았다가 5일쯤 뒤에 희미한 기억을 떠올렸을 때에는 얼추 들어맞는 것 같은 느낌으로 갖다가 쓴다. 그리고 그 사람은 영어를 졸라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누구는 어학 연수 갔다왔으니까 아니면 누구는 유학생이니까 영어 잘하는데 니가 뭔데 그런 소리 하냐 이딴 소리 함 해봐라 콱 그냥. 예를 들어 뷰잉
이 뭐냐? 보여주는 상황에서 쓰는 단어가 show
라는 걸 모르겠다면 그냥 좀 표시
라고 좀 해라. view
는 내가 보는 거지 보여주는 게 아니다. 이 기초적인 차이도 모르는 영알못이 전문 용어도 아니고 단순히 뭐 표시하는 그거 하나 가리키려고 영단어를 맞지도 않는 걸 갖다가 쓰는 데다가 심지어 이런 버릇이 업계에 고약한 돌림병처럼 만연해 있기까지 한 현상 뒤에는 대체 무슨 심오한 배경과 원리가 있는 거냐? 이건 예사고 그밖에 해괴한 유사-영어 표현이 쓰이는 것들의 개수를 헤아리려면 몇 날 며칠도 모자라다. 나는 전청조인가 하는 그 양반 뭘 그렇게 사람들이 놀려댔는지 모르겠다. 문제 의식 없이 너도 나도 답습하는 무언가를 평범한 것이라 정의하면 너무나 평범하고 정상적이고 흔하며 심지어는 아주 전문적이고 지적인 언어 습관이던데. 아이고, 싫다. 싫어. 블로그에 뭐가 됐든 싫어한다는 소리 좀 덜 쓸라 해도 세상이 날 자꾸 등떠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