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미친 짓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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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긴 몰라도 앞으로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은 결혼을 더 더 더 적게 하게 될 것이다. 암만 봐도 장차 결혼을 못(?) 할 것 같아서 신 포도 운운하며 밑밥을 깔아두는 것은 아니다. 시쳇말로 적령기를 다 지나 이런 주장을 한다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 아무래도 의중을 까봐야겠다 싶을 테니 지금 미리 해두는 말은 맞지만 이것은 진심이고 참된 우려이다.

결혼이라는 것의 가치는 끝도 없이 높아지고 수요는 역으로 낙하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권위 없이 주장해보련다. 해를 거듭할수록 결혼은, 좀 있는 사람들이 하는 일에 가까워질 것이다. 개인성의 표출과 행복 추구권을 여전히 죄악시하는 분위기, 비현실적으로 높은 “평균치”를 맞추는 것에 대한 지속적 압력은 많은 주자들의 중도 기권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걸 굳이 도태라고 표현하시겠다면 자신이 그 최전선에서 일조하고 있다는 인식만 추가로 갖춰주시라.) 고령화와 인구 절벽으로 인한 온갖 문제, 생성형 AI 포르노그래피의 발달처럼 필연적이진 않은 부차 사항이 더해지면, 재앙은 멀리서나마 이미 육안에 보이는 셈이다.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에서는 출산과 육아라면 모를까 연애와 결혼은 필요 이상으로 이상화 즉 과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어떻게 별개냐는 복음주의적 의문도 제껴주시고, 기혼자들에 대한 저주로도 읽지 말아달라. 내가 결혼을 하고 싶건 아니건 결혼이 미친 짓인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 중에서라면 나도 전자에 살고 싶다. 나와 내 친구들과 깜찍한 나의 랜선 조카들이 몸담고 있으며, 막대한 비용과 각오를 짊어지지 않는 한 떠날 수 없는 사회의 위기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을 따름이다. 혼자 생각해보기엔 소득이나 외모 등 전반적으로 터무니없는 사회적 기대를 전복시킴과 동시에, 지나친 성 엄숙주의가 타파되는 것 외에 마땅한 해법이 있나 싶은 지가 꽤 되었다.